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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묘해지는 하루...

오늘 아는 형님으로 부터 음반을 받았다.

딱 한번 저녁식사를 같이했을 뿐인데 일부러 내 생각까지 해주시다니...

평소 자리 차지한다고 버리려는데 늬 생각이 나서 음반을 가져가라는 분들에게서 받는 음반들과 기분이 너무 다르다.....

정말 오늘 받은 음반들은 구매하신 형님께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한장한장 구입한 흔적과 기운이 남아있다.

좋아하는 취향도 아주 편파적이고 고집스러워 감동까지 느껴질 정도다.

CD몇장은 빵꾸가 날정도로 듣고 또 들었던 젊은날 형님 모습을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고 음반 매장에 쪼그리고 앉아 삼십분 넘게 음반한장 고르는데 엄청 진지했을 모습에 남얘기 같지도 않아 기분이 더 묘하다.

CD 한장한장에 20년전 형님의 추억이 느껴진다...

음반들 모두 딱 20년 안팎의 것들이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돈벌이 때문인지 형수의 음악 취향 때문인지 결혼후 여유가 없어져 음반도 못사고 음악을 더 이상 듣지 못했을 것 같은 나만의 상상도 해본다.

그 동안 자리만 차지한다고 빨리 버리라는 형수의 잔소리가 들리는 듯 하고... 총각때 추억이라 끝까지 버티고 버틴 형님 모습도 보이고...

형님의 추억은 받지 못하지만....

그 기운이 느껴져 받고도 기분이 묘해지는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돈 천만원 드리고 싶지만 많이 못드려 죄송스럽기도 하고....

내 음반도 나중에 정리해서 누구에게 준다면 그 사람도 이런 기분을 느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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