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날... 그러니까 저번 일요일!!!! 낮에는 종일 아버지 밭에서 약을 치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늬 매형이 소고기 보냈는데 오늘 고생했으니까 와라... 구워먹자!!!'
아~ 얼마전 매형이 추석때 소를 잡는다고 했는데 그놈인가 보구나~ 얼씨구나~ 하고 성박사 신대원 다 챙기고 집에 갔지.....
하지만 집에 가니 아버지께서는 강남스타일 보다 더 빠른 비트로 쌍욕을 뱉어내고 계셨지...feat.엄마...
왜 그러시나 보니
매형이 보낸 소고기는 먹지도 못하는... 소 기름덩이만 보냈더라..........
아래는 핸드폰으로 찍은 매형이 보내준 10키로는 넘어보이는 소고기가 되겠다.
사진으로 봐서는 고기가 조금 붙어 있는거 같지만..
순도 95%의 기름덩어리였고... 어머니께서는 이거로는 국한번도 못해먹는다고 하셨지....... 먹지도 못하는 부위고....
고기를 아침에 밭에 가면서 형이 매형집에 들려 가지고 왔다는데...
고기 자르는 작업과 분배 작업을 누나의 시어머니께서 하셨다고 한다.
우리줄 고기와 매형직원 한명의 고기를 매형이 어머니께 썰어서 챙겨주라고 했고... 누나의 시어머니는.... 검정 비닐로 두개를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두었고... 그 중 하나를 우리가 가져온거다...
노망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우리 누나를 평소에도 못잡아 먹어 안달인 그 집 어머니를 가족 모두 좋아하지 않지만...
이 고기로 하여금 다시 한번 시어머니가 우리 누나와 우리가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았다.
아버지또한 아주 기분이 나쁘셨고 어머니역시 말할 것도 없지..
형도 그렇고...
내가 '전화를 해서 가져가라고 해라..' 하니 부모님께서는 '뭐 이런걸로 전화를 하냐... 그냥 버리지...........'
라고 말씀하셔서
내가 매형에게 전화를 해줬다.
'매형 우리를 어떻게 보길래 이런 고기를 보냈습니까...... 개도 못먹을 고기를 보내고.... 매형이 보지 못하고 줬겠지만... 어머니께서 우리를 진짜 얼마나 거지로 봤으면 이럽니까...' 등 쏟아냈다.
매형은 우리집에서 나를 제일 좋아한다.... 술도 잘먹고.... 잘 맞춰줘서..... 전화를 받으면서 놀랐겠지..
당황하면서 자기는 고기 못보고 보내서 어떤고기인지 몰랐다 미안하다..... 그 고기 내가 담은건데 그냥 제일 위에거 보냈다 못보고 보내서 미안하다(거짓말이지.... 어머니가 고기 담은거 다 안다) 고 변명을 했지만...
오분넘게 섭섭함과... 집안에 신경좀 쓰고... 나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누나인데 제발 좀 신경좀 써달라고 하고 끊었지..... 그리고 직원 줄려고 담은 고기도 절대 주지 말고 꼭 보고 주라는 말도 하고...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나가 내가 고기를 사드렸지...
밖에서 부모님과 고기를 먹으면서 어머니는 '정말 잘했다 정말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고 하셨지..
아니 전화하지 말라면서요~~~~
그리고 어제 누나가 전화가 와
'매형에게 뭐라고 했냐...'라는 말과 자기 집에다가 그 고기 다시 갖다놓으라는 말을 하드라..
어차피 누나네 집이 우리집 근처라... 퇴근하면서 갖다놓을려는데..
누님의 시어머니가 밖에서 잡초를 뽑고 계시길래.....
인사를 했지만.... 매달 한번씩은 보는 나이지만... 몇년동안 나도 누군지 못알아보는 노망든 할머니께.........
며느리 동생이라고~~~~ 몇번을 말한후...
고기를 부엌에 두고 나오는데 '그게 뭐냐?'라는 질문에...
'어머니가 우리 먹으라고 썰어준 고깁니다..... 먹지도 못하는 고기..... 두고 갈게요... 어머니 드세요...' 하고 나왔지..............
'왜 못먹냐...'하며 궁시렁 거리는 모습이 정말.... 아...............
정말 선물을 줄 때는 꼭 확인하고 줘야 한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매형에게 섭섭한거는 항상 많지만...
그래도 부모님께 전화는 해서 확인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은 한번 해야 하는거 아니냐.....
아부지가 래퍼가 되셨다....... 이런 속사포 욕을 계속 쏟아내다가는 조만간 앨범하나 내겠다.................
아.... 나도 추석시즌이라 선물 몇개 사서 어제 미리 다 돌렸는데...
성박사가 정말 싫어하는 우리담당 택배기사님께도 드렸더니...
왜 택배 아저씨도 주냐고 뭐라 했지.. 그래도 주라고 했고...
성박사가 기사님이 왔을 때 '사장님께서 기사님 드리시래요....'라고 했을 때 성박사는 아주 놀랐단다...
2년동안 한번도 웃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기사아저씨가..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단다..........
그리고 추석때까지 택배가 마감이니 추석지나서 온다는 긴~ 멘트도 처음으로 날렸단다.........
자잘한거 하나에도 사람 기분이 더러워지고 좋아진다.........
매형 추석때 좀 봅시다..........
우리 흥겹게 아래 음반같이 쌈바나 춥시다~